나는 초등학교 4학년 ~ 중학교 3학년까지
대략 6년간 학폭에 시달렸고,
자살을 3번 시도했었다.
시대가 시대인만큼 사이버불링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쳐맞고,
각종 심부름과,
여러가지 말도 안되는 행위들을 당하고,
어디에 가둬 놓고.. 등등
많이 당했다.
아마 나보다 심하게 당한 사람 현실에 없을거라 본다.
나보다 심하게 당했으면 맞아 죽었을거니까…
아무튼 학폭썰 많지만
가장 처음에 나를 괴롭혔던
가해자에 대한 에피소드를 써보겠다.
초등학교4학년 때 나를 괴롭혔던 같은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나뿐만 아니라 대략 10명가량을 괴롭혔었다.
보통 애들 싸움이라는게
코피나면 끝나는건데
이 녀석은 코피가 나면 상대방한테 피를 바르고,
의자랑 소화기 같은걸 집어던졌다.
초등학생 때 실내화 주머니를 가지고 다녔는데
아마 고모? 이모? 누군가 선물해준 실내화 주머니였다.
정확하게 기억이 안난다.
그런 소중한 실내화 주머니를 가해자가 가져갔다.
모두가 하교하는데 나는 교실에 우두커니 남아 있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
청소당번들이 청소를 끝내고,
그 당시 반장이었던 친구가 왜 집에 안 가냐고 해서
실내화 주머니가 없어졌다고 말했고
담임선생님을 데려왔다.
담임선생님이 찾아보니 실내화 주머니는 사라진게 맞지만
운동화는 다행스럽게도 복도 구석에서 찾았다.
비닐봉지에 실내화를 담고 운동화를 신고 집에 왔다.
가해자가 가져갔다고 말할 용기가 없었다.
그냥 집에 왔다.
그리고 비닐봉지를 본 엄마가 추궁하듯이 물었고,
나는 가해자가 실내화 주머니를 가져갔다고 말했다.
저녁 시간이 되어 아빠가 왔고,
저녁 먹는데 엄마가 실내화 주머니 이야기를 꺼냈다.
아빠가 처음에는 그냥 비닐봉지에 가지고 다니면 안되는거냐며,
꼭 실내화 주머니가 필요한 거냐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엄마는 비닐봉지 들고 맨날 어떻게 학교 가냐고 울면서 이야기했고,
그당시에 내가 괴롭힘 당하는걸 부모님이 어느정도는 알고 있었다.
아빠는 소주를 병째로 반병 정도 벌컥벌컥 마시더니,
가해자 집에 가자고 했다.
우리집 근처에 살았다.
거의 5분 정도 거리
가해자의 집에 가해자의 엄마는 곱게 화장을 하고 있었다.
우리 아빠가 실내화 주머니 이야기를 하자,
가해자의 엄마는 가해자가 아빠가 없다고 했는지..
아니면 자주 집에 안들어 온다고 했는지..
아무튼 가해자 아빠는 없었고,
본인은 일하러 나가야 된다며,
가해자가 옆 방에 있으니 가보라고 했다.
가해자를 만나고,
실내화 주머니를 달라고 하니
내가 가져간거 확실히 봤냐며 따지듯이 말했다.
나는 확실히 봤다.
정말 확실히 봤다.
그런데 그 순간에 왠지 내가 잘못 본건 아닐까? 라는 의구심도 약간 들기도 했고
무엇보다 우리 아빠는 건설현장에서 미장으로 일하는 사람이기에
키는 그렇게 크지 않았지만,
팔 근육만큼은 엄청났다.
아빠를 본 친구들은 보통 무서워했었는데,
이 녀석.. 무서워 하지 않더라.
그게 너무나 충격이었다.
나는 내가 잘못 봤을 수도 있을거 같다고 말했다.
우리 아빠는 온 집안을 다 뒤져서라도 실내화 주머니를 찾으려고 했는데
내가 잘못 봤을 수도 있을거 같다고 하니 어쩔도리가 없었겠지..
가해자와 가해자 엄마는 빨리 나가라고 난리를 쳐서 나왔다.
집에 와서 아빠는 남은 소주를 마시고,
도대체 왜 그러냐며 나한테 화를 냈다.
울면서 화를 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울지 않았던 아빠인데
오죽 답답했으면 울면서 화를 냈다.
아빠는 어릴 때 자기보다 쎈 놈하고도 싸우면 싸웠지
맞고 다닌 적이 없었다고 한다.
아빠는 기본적으로 인자강이다.
나는 인자약이다..
나는 대체 누굴 닮은걸까? ㅋㅋㅠㅠㅠㅠㅠ
여하튼 다음날 나는 학교에 갔는데
내 책상 위에 실내화 주머니가 있었다.
가해자는 의기양양하게 와서는 왜 의심했냐며
나를 때렸다.
친구들이 많이 있다보니 말리는 애들이 있어서 금방 끝났지만
학교 끝나고 죽여버린다고 말하며 막 욕을 했다.
하지만 학교가 끝나고,
반장과 경기도에서 학교를 다니는 친구가
가해자한테 그냥 가라고 했고,
경기도에서 학교 다니는 친구는 우리반에서 키가 가장 큰 친구 중에 하나였기에,
가해자는 쫄았는지 그냥 갔다.
경기도에서 학교를 다니는 친구는
원래는 우리 동네 살았는데 이사를 갔다.
전학을 가기 싫어서 그냥 학교를 계속 다녔는데
버스나 지하철이 한번 놓치면 많이 늦으니까
항상 1등으로 등교를 하는 친구였다.
그런데 경기도에서 학교 다니는 친구가 말하기를
학교에 와서
교실 자물쇠 열쇠를 가지러 교무실에 갔는데
이미 열쇠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냥 교실에 오니까
가해자가 실내화 주머니를 내 책상 위에 올려 놓고 있었다고..
그걸 봤다고 한다.
반장이 어떻게 알았는지
내가 본게 맞다고 했다.
가해자가 실내화 주머니를 훔쳐간게 맞았다.
훔쳐갔으면서 우리 아빠 앞에서 그렇게 당당할 수 있었다니?
한편으로는 대단하다고 느꼈고,
아침에 당당하게 와서 나를 때리고,
나를 넘어트리고,
올라타서 마운트 펀치를 날렸는데..
의심이 아니라 진짜 맞았잖아?
나 지금도 억울하다.
내가 본게 맞는데..
너는 왜 의심했냐며 나를 때렸냐?
이 일이 있고 나서도 그 친구는 나를 엄청 괴롭혔다.
샌드위치 만드는 시간에 칼로 내 손가락을 찔렀었고,
다행스럽게도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주변에서 말려준 덕분에..
내가 문방구 뽑기에서 1등에 당첨되서 받았던
리모콘으로 조종하는 자동차도 뺐어갔고..
내가 선물로 받았던 로보트 후뢰시킹도 너가 뺐었지..
내 인생 처음 학폭을 가했던 너
내가 어른이 되고 찾아가려고 했는데,
진짜 내 손으로 죽이고 싶었는데,
너는 자장면 배달하다가 사고나서 죽었다고 하더라.
교통사고가 크게 났다고..
즉사였다고..
좀 더 고통스럽게 살다가 갔어야 되는데..
갈아 마셔도 시원찮을 너가 별다른 고통없이 죽어서..
나는 아직도 아쉽다..
P.S. 1
아빠가 진짜 눈물이 없는 사람인데
언제부턴가 드라마 보면서 운다.
남자가 나이들면 여성호르몬이 많이 나와서 그런가? ㅋㅋㅋ
P.S. 2
나란 인간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인가 보다.
초등학교 5학년 때는 다른 친구들한테 괴롭힘을 당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ㅋㅋ
나를 심하게 괴롭혔던 친구가 총 5명이다.
나는 왜 당해야만 했을까?
나는 그게 너무 궁금해서 너희들을 찾아 다녔다.
어른이었다.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하철] 지하철 1호선에서의 배틀로얄 (47) | 2025.04.21 |
---|---|
[역사]요도 무라마사 / 저주 받은 검 (28) | 2025.04.17 |
[종교] 우리 모두 천국에 갈 수 있다. (그것이 연옥이니까) (13) | 2025.03.28 |
[담배] 내가 담배를 끊은 이유 (2) | 2025.03.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