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횡령하는 사람이 있다.
금액이 크진 않다.
몇 천원 정도?
하지만 그게 몇 년이 지났고
지금은 적어도 몇십만원이나 몇백만원 쯤은 될거 같다.
나는 회사에 보고하지 않았다.
나도 그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아는데도 회사에 보고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너무 착하다.
횡령하는 것만 빼면 너무나 착한 사람이다.
말도 행동도..
항상 다른 사람 일을 도와주는 착한 사람..
그러다보니 죄책감에 묵인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그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있겠나..
내가 바꿀 수 있는건 나 자신뿐이다.
다른건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그래서인지 자꾸 신경 쓰인다.
어차피 설득이 통할 인간은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점점 더 금액은 늘어날 것이고
금액이 늘어나는만큼 죗값도 커지겠지..
더 커지기 전에 막아야하는데...
막을 수는 없고....
신경 쓰고 싶지 않은데 신경이 쓰인다.
미치겠다.
다른건 생각할 수 없었다.
그 사람은 착한 사람이야.
하지만 횡령은 나빠..
나는 트와이스마냥 이러지도 못하는데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상당한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었다.
그러다가 동생이랑 이야기했는데
그 사람은 착한 사람이 아니라는 거다.
물론 횡령하는 사람이 착하지 않겠지만..
내 동생의 통찰력이 놀라웠던게
횡령한 돈으로 불우이웃을 돕는다는 것을 알더라..
대체 이걸 어떻게 아는거지?ㅋㅋㅋ
내 동생의 의견에 따르면
그 사람은 나쁜짓을 한다는 것을 스스로도 알긴 아는데..
스스로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횡령한 돈으로 불우이웃을 돕는다는 것이다.
너무 맞는 말 같다.
그리고 나는 확신이 들었다.
이 사람은 착한게 아니다.
착한척이었을 뿐이다.
나는 위선자를 착하다고 그동안 판단했다.
말도 행동도 착한 사람이고,
횡령한 돈으로 불쌍한 사람 밥도 사주고 도와주는 착한 사람..
그런데 이제 아니야..
너는 착한게 아니야..
그동안의 착한 말과 행동과 모든 것이 다 스스로를 정당화하기 위함이었을 뿐이야..
이제는 더이상 신경 쓰이지 않는다.
나는 좀 더 과감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더이상 너를 설득하지 않을 거다.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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