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삼촌은 어릴 때 우울증이 생겼다.
그 때 바로 치료를 했어야했는데..
그 당시 사람들이 정신병이 뭔지 잘 알지도 못했고..
할머니는 무당이라던가.. 스님을 너무 좋아했다.
무당을 불러서 굿을하고, 스님을 불러서 부적을 쓰고, 제사도 지내고..
하지만 삼촌의 상태는 점점 더 나빠져갔다.
그렇게 우울증은 다른 정신병을 하나 둘 늘려가더니,
이제는 우울증뿐만 아니라 조현병을 비롯한 별의별 정신병이 다 생겼고,
나이가 있다보니 몇년 전부터 치매와 파킨슨이 동시에 왔다.
그래도 약먹고 어떻게든 산다.
처음에 파킨슨 왔을 때는 걷지도 못하니까 진짜 끝인가보다 생각했는데
파킨슨 약 먹으니까 또 잘 걷는다.
생각해보면 삼촌은 약발은 잘 들었다.
아무튼 현재 삼촌은 아버지와 강원도에서 살고 있다.
집 주변에 마당이 있다.
삼촌은 화장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꼭 앞마당에서 대소변을 본다.
그러지 말라고 아무리 말을 해도 소용없다.
정신병이라는게 그렇다.
그냥 사람 아니라고 생각하는게 편하다.
그런데 설 연휴 기간에
눈이 많이 왔는데
삼촌은 앞마당 눈 위에 소변을 봤다.
중간 중간 아빠랑 내가 눈을 치우긴 했지만
눈은 계속 왔다.
3~4일 정도 눈이 오고, 날은 춥고, 바람도 불고
삼촌은 계속 같은 장소에 소변을 보고,
그 소변을 밟고,
문 앞 계단에 소변을 묻힌다.
계단의 소변은 날이 추워서 얼고,
또 소변을 묻히고,
또 얼고,
반복
이제 미끄러워서 계단을 밟을 수도 없게 되었다.
삼촌은 몇번이나 미끄러져 넘어질뻔 했지만
그래도 계속 앞마당에 대소변을 본다.
나는
제발 앞마당에 대소변 보지 말라고,
제발 설연휴라서 동네에 사람들도 많은데 그러지 말라고,
미끄러져서 잘못 넘어지면 죽는다고,
아무리 말려도 삼촌은 대답도 안하고
히죽히죽 웃는다.
그리고 설연휴가 끝나는 1월30일
나는 다시 서울로 가려고 하는데 삼촌이 너무 걱정되었다.
그런데 삼촌이 화장실을 가는게 아닌가?
너무 미끄러워서 못 나가겠단다..
와,...?!
정신병이 심해도 그런 판단은 할 수 있나보다.
엄마가 미쳐도 똑똑하게 미쳤다고 하더니..
그런가보다.
아무튼 다행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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